소개팅에서 애프터를 더 받는 방법 — 무려 하버드 연구임
소개팅을 앞두고 있으면 보통 이런 걸 고민합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내 장점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보여주지?
그런데 의외로, 상대가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상대가 방금 한 말을 놓치지 않고, 거기서 한 번 더 물어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그냥 연애 조언이 아닙니다. 하버드 연구진이 실제 스피드데이트 대화를 분석해서 확인한 결과입니다.

소개팅에서 의외로 많이 하는 실수
소개팅에서 의외로 많이 하는 실수는, 상대가 말하는 동안 상대의 말을 듣지 않고 내가 다음에 할 말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소개팅에서 말을 아예 안 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문제는 오히려 상대가 말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이미 내 차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말합니다.
「저 요즘 클라이밍 시작했어요.」
그 순간 머릿속에서는 벌써 생각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아, 운동 얘기네.’
‘나도 헬스 얘기해야겠다.’
‘지난번에 등산 갔던 얘기하면 되겠네.’
그리고 상대가 말을 끝내자마자,
「저도 운동 좋아해요. 저는 요즘 헬스 하는데…」
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대화가 끊긴 건 아닙니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무언가 하나가 사라졌습니다.
상대가 방금 한 이야기입니다.
하버드 연구에서 애프터를 더 받은 사람들의 공통점
하버드 연구진이 스피드데이트 대화를 분석한 결과, 상대가 방금 한 말을 이어 묻는 꼬리 질문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상대에게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답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2017년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사람들이 대화 중 어떤 질문을 하는지 분석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실제 스피드데이트 자료였습니다.
110명의 남녀가 각각 15~19명과 약 4분씩 대화를 나눴고, 데이트가 끝난 뒤에는
「이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은가?」
에 답했습니다.
연구진이 약 2,000건의 응답과 대화 기록을 함께 분석해 보니 한 가지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꼬리 질문(follow-up question)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상대에게서 두 번째 만남에 대한 ‘Yes’를 더 많이 받았습니다. 남녀 모두 같았고, 다른 종류의 질문은 큰 관계가 없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냥 질문을 많이 하는 게 아닙니다. 핵심은 꼬리 질문입니다.
Huang, Yeomans, Brooks, Minson & Gino (2017), 「It Doesn’t Hurt to Ask: Question-Asking Increases Liking」,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스피드데이트 결과는 실제 대화에서 관찰한 관계라, 「꼬리 질문을 하면 반드시 애프터를 받는다」는 인과로 읽기보다 꼬리 질문을 더 많이 한 사람들이 두 번째 만남 의사를 더 많이 얻는 경향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꼬리 질문은 새 주제를 꺼내는 질문과 완전히 다릅니다
꼬리 질문은 새 주제를 꺼내는 질문이 아니라, 상대가 방금 한 말을 받아서 한 번 더 묻는 질문입니다. 그래서 상대에게 「나는 방금 당신 말을 듣고 있었다」는 신호가 됩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요즘 클라이밍 시작했어요」라고 했다고 해봅시다.
「취미가 뭐예요?」
「어디 사세요?」
「여행 좋아하세요?」
이렇게 새로운 주제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클라이밍은 어떻게 시작했어요?」
라고 묻는 겁니다.
상대가 「친구 따라갔다가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계속하고 있어요」라고 하면,
「어떤 점이 그렇게 재미있었어요?」
라고 다시 이어갈 수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이 질문에는 중요한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나는 방금 네 말을 듣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반응을 ‘반응성(responsiveness)’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상대가 나를 듣고 있고, 이해하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행동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질문 자체가 좋아서 끌리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구나.」
라는 느낌 때문에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꼬리 질문을 알고도 다음 소개팅에서 잘 안 되는 이유
꼬리 질문(상대가 방금 한 말을 이어 묻는 질문)이 좋다는 걸 알아도 실제 소개팅에서 잘 안 되는 이유는, 상대가 말하는 동안 내가 다음에 할 말이 거의 자동으로 떠오르고 그 생각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지금 이 글을 읽은 사람은 이미 방법을 알았습니다.
상대의 말을 잘 듣고 꼬리 질문을 하면 된다.
간단합니다. 그런데 실제 소개팅 자리에 앉으면 생각보다 잘 안 됩니다.
왜일까요? 의지가 약해서도 아니고, 대화 센스가 없어서도 아닙니다.
상대가 말하는 동안 내 머릿속에서 다음에 할 말이 거의 자동으로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지난달에 혼자 제주도 다녀왔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나도 제주도 갔었는데.’
‘성산일출봉 얘기할까?’
‘혼자 여행 좋아하냐고 물을까?’
‘여행 얘기하다가 해외여행으로 넘어가야겠다.’
생각이 줄줄이 떠오릅니다.

문제는 생각이 떠오른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생각에 빠지는 순간, 눈앞의 사람이 하던 말을 놓친다는 것입니다.
몸은 소개팅 자리에 있는데, 머릿속에서는 이미 다음 대화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음 대화에서 해 볼 것 하나 — 내가 지금 듣고 있는지 확인하기
다음 대화에서는 꼬리 질문을 억지로 만들기보다, 내가 지금 상대의 말을 듣고 있는지 다음에 할 말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 보면 됩니다. 할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상대가 마지막으로 한 문장으로 돌아와 궁금한 것 하나를 물으면, 그게 꼬리 질문입니다.
그래서 다음에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는 꼬리 질문부터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먼저 이것만 확인해보세요.
‘나는 지금 상대의 말을 듣고 있나?’
아니면
‘내가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고 있나?’
두 번째라는 걸 알아차렸다면, 준비하던 말을 잠깐 내려놓고 상대가 마지막으로 한 문장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그리고 궁금한 것 하나를 물어보세요.
그게 꼬리 질문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의식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반복할수록 대화가 달라집니다.
내가 억지로 대화를 끌고 갈 필요가 줄어들고, 상대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더 깊어집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계속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되니, 나 역시 대화가 훨씬 편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실제로 만나게 됩니다.
내 머릿속에서 준비한 대화가 아니라,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게 되는 것이죠.
소개팅에서 질문 폭격은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습니다
소개팅에서 질문은 많이 할수록 좋은 것이 아닙니다. 하버드 스피드데이트 연구의 저자들은,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고 질문만 계속 던지면 오히려 호감이 줄어들 수 있다고 논문에 적었습니다.
「그럼 질문을 많이 할수록 좋은 거네?」라고 생각하면 또 함정이 있습니다. 질문만 계속 던지고 자신의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으면 상대가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소개팅은 인터뷰가 아니니까요.
핵심은 질문 개수가 아닙니다.
상대가 한 말을 듣고, 그 말에 반응하는 것. 그게 핵심입니다.
상대 말로 돌아오는 연습은 소개팅에서만 필요하지 않습니다
내 생각에 빠져 상대의 말을 놓쳤다는 걸 알아차리고 다시 돌아오는 능력은, 소개팅뿐 아니라 회의, 친구와의 대화,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똑같이 필요합니다. 이 능력을 따로 반복해서 연습하는 방법이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회의를 할 때도 그렇고, 친구와 이야기할 때도 그렇고, 가족과 이야기할 때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순간을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떠오르는 생각 속에서 보냅니다.
그리고 가끔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 나 지금 딴생각하고 있었네.’
바로 그 순간, 생각에서 한 발 빠져나와 다시 지금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걸 반복해서 연습하는 아주 오래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마음챙김 명상도 원리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호흡을 보고 있다가 어느 순간 생각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지금의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생각을 없애는 연습이 아니라, 생각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연습입니다.
소개팅에서 상대의 말을 듣다가 내가 다음에 할 말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상대의 말로 돌아오는 것과 꽤 닮아 있습니다.

소개팅을 앞두고 있다면, 이번에는 말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이것 하나만 기억해보세요.
「다음에 내가 무슨 말을 하지?」보다 「이 사람이 방금 뭐라고 했지?」
어쩌면 대화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재치 있는 말 한마디보다 여기에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내 생각을 알아차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연습을 직접 해보고 싶다면, 마음챙김 명상을 시작하고 이어 가도록 도와주는 앱 「True Meditation」이 이 사이트에 있습니다.
정리
소개팅에서 상대가 다시 만나고 싶어 한 사람은, 상대가 방금 한 말을 이어 묻는 꼬리 질문을 많이 한 사람이었습니다. 2017년 하버드 연구진이 110명의 스피드데이트 대화를 분석한 결과이고, 꼬리 질문은 상대에게 「내 말을 듣고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꼬리 질문이 실제 대화에서 잘 안 나오는 이유는, 상대가 말하는 동안 내가 다음에 할 말이 자동으로 떠오르고 그 생각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다음 대화에서는 상대의 말을 듣고 있는지 할 말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고, 상대가 마지막으로 한 문장으로 돌아와 궁금한 것 하나를 물으면 됩니다.
「True Meditation : Mindfulness」는 가이드 오디오를 듣는 앱이 아니라, 마음챙김 명상을 직접 하게 해주는 앱입니다. 생각을 알아차리는 훈련을 그대로 앱으로 구현했고, App Store와 Google Play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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